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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2박3일 대화종주 1. 준비과정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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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2박3일 대화종주 1. 준비과정

스키피오1539 2019. 9. 10. 14:23

7월 장마 막바지 무렵 후덥지근한 여름. 

필리핀 다녀오고 딱 한 달 만에 ‘혼자 하는 여행’ 다음 여행으로 우리나라 명산 중 한 곳인 지리산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여행은 2박 3일 동안 다녀오는 일정이었는데요.
정신력과 의지가 가장 중요한 여행이었죠!
아름다운 자연과 밀림과도 같은 울창한 산림을 가진 지리산 대화 종주 여름 산행은 정말 매력적인 산행이었습니다~~

지리산 산행을 하며 나 자신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고, 좋은 분들을 만나 길동무도 하면서 지리산을 조금씩 알아가는 재미로 가득했던 이번 여행을 정리해보면서 여름 산행이 만만치 않다는 것도 느꼈지만 특히 혼자 지리산 산행을 계획하시는 분들께 도움되길 바라며 여행 전 계획했던 준비들이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알아보려 합니다~~

이번 지리산 대화종주 준비하며 일주일을 넘게 수많은 자료들을 찾아보고 나름 만반의 준비를 했는데도 부족한 면에 아쉬움도 있었고, 시행착오들을 겪으면서 답답한 순간도 찾아오기도 했으며, 갑작스러운 돌발상황으로 난처한 상황에 빠지기도 했지만 이 모든 것들을 온몸으로 감내하면서 헤쳐나가는 순간 느껴지는 희열과 성취감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추억이 되었답니다~
여행 중 찾아온 시행착오와 원치 않는 돌발상황이 오히려 더 큰 추억으로 남았으니깐요~~

이번 지리산 대화종주 정리하면서 얻은 경험을 가지고 다음 여행에서는 더 알차게 준비해서 더 큰 추억과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정리를 해봅니다~~
정리는 일기장처럼 했으니 그 점 참고하시고 봐주세요~~

>> 지리산 대화종주 여행 준비

지리산 산행을 준비하다 보니 전체적인 그림이 다음과 같이 그려졌다.

코스 선택과 정보수집 → 입산통제 시간과 대피소 각종 현황 → 일차 별 최종 목적지 선택 → 교통편 확인 → 대피소 예약하기 → 일정 및 예산 짜기 → 준비물 준비

​​
그려진 순서대로 내용을 정리해 봐야겠다.

☞ 코스 선택과 정보수집
코스를 선택하기에 앞서 일정을 얼마나 잡을 것인지 먼저 생각했다.
이왕 가는 지리산 또 언제 갈지 몰라 최대한 긴 일정으로 2박 3일 일정을 잡아봤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다행이 이 일정을 다녀온 사람들이 꽤 있어 안심이 되었지만 한편으로 만만치 않은 일정들을 다녀온 것 같았다.
특히 나처럼 혼자 가는 사람에게 단단한 각오가 필요한 일정이다.
필리핀 여행 후 무기력해진 듯 한 의지를 되살리고 더 싶어 약간은 극기 훈련 같이 다녀오고 싶었다.

코스를 찾아보던 중 일정에 맞는 ‘화대종주’가 눈에 들어왔다.
‘화대종주’는 화엄사에서 대원사까지 이어지는 긴 코스로 전남 구례에서 경남 산청까지 이어주는 지리산에서도 유명한 코스 중 하나지만 휴가철이라 유명 코스에서 사람들이 붐빌까 봐 반대 코스인 ‘대화 종주’를 선택했다.

지리산 ‘대화 종주’ 정보는 그리 많지 않았다.
코스를 살펴보니 약 47km 산행 거리였다.
코스와 관련된 구체적인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지리산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에 방문했지만 지리산 다른 코스에 비해 ‘대화 종주’ 코스 정보는 찾을 수가 없었다.

'화대 종주' 반대로 생각하면 되지 않을 것인가 했지만 이것도 어려움이 있어 '대화 종주'에 구체적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코스 유경험자들이 게시한 블로그 등의 게시물로 정보들을 수집했다. 

☞ 입산통제 시간 및 대피소 각종 현황

입산통제 시간은 계절별로 다르고, 코스별로도 다르다.
또한 인터넷에서 제공하는 정보들도 바뀔 수 있으므로,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일정에 맞춰 ​지리산 국립공원에 전화로 문의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내가 선택한 코스의 시작 지점인 유평탐방지원센터를 기준으로 ‘입산 가능 시간’을 전화로 확인한 결과 다음과 같은 안내를 받았다.

“입산가능시간 새벽 3시부터 오후 1시까지(대피소 예약한 사람은 오후 2시까지 가능)”

코스와 일정에 맞춰 대피소 도착과 통과 시간도 준수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강제 하산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대피소 도착 시간 오후 7시까지, 대피소 통과시간 오후 3시까지”

대피소 도착과 통과 시간은 산행을 시작하는 시작 지점에서 출발시간과 이동 시간, 대피소 도착시간을 잘 계산해서 조금 더 넉넉히 예측해야만 강제 하산이라는 낭패를 보지 않을 것 같았다.  

시간 예측을 위해 코스 구간별 이동 시간을 알아야 하는데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안내도’을 다운 받아 확인해보고, 추가로 유경험자들이 제공하는 인터넷 게시물 정보를 통해 교차 확인을 했다. 

안내도 다운 방법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 접속 → 우리나라 국립공원 검색 → 지리산 검색 → 하단에 ‘안내도 다운’ 및 ‘탐방로 등급지도'다운

지리산 대화종주 2박3일 코스 계획



☞ 일차 별 최종 목적지 선택
나의 경우처럼 2박을 해야 한다면 2곳에 대피소를 예약해야 한다.
(숙박은 오직 대피소에서만 가능하고 비박은 안된다.)
1일 차, 2일 차 별로 최종 목적지를 선택해야 대피소 예약을 가늠할 수 있다.
모든 대피소 입실 시간은 오후 7시까지로 그 이전에는 도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안내도를 참고해서 내가 산행 시작 지점에서 대피소까지 거리와 도착시간을 철저히 계산해야 한다.

☞ 교통편 확인
위에 내용들을 정리하다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이 산행 시작 시간을 몇 시로 할 것인지 우선 정해야 숙박할 대피소를 확정되고 교통시간 또한 정리할 수 있었다.  
나는 지리산 여행을 대중교통으로 이용할 생각이다.
산행 시작 시점인 유평탐방지원센터까지 교통편을 알아보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에서 다음과 같이 확인해 보았다.

교통정보 확인 방법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 접속 → 우리나라 국립공원 검색 → 지리산 검색 → 탐방코스 검색 → 상단 스크롤에서 유평(대원사) 코스 완료 버튼 → 교통정보 검색


교통정보는 승용차, 기차, 고속/시외버스 세 가지 방법을 제공한다.
나는 대중교통 중 버스를 이용할 것이기에 ‘고속/시외버스’로 확인하여 다음과 같은 안내를 받게 되었다.
서울 남부터미널(02-521-8550) → 원지 시외버스정류소(055-973-0547) → 대원사 방면 시외버스 탑승 → 유평탐방지원센터

시외버스는 장거리를 이동할 때 가장 넓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으로 생각된다. 
특히 프리미엄 버스를 선호하는데 우등 버스와 교통비와 별 차이도 없고, 좌석도 넓어 거의 누워 가는 수준으로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처음 접한 ‘원지 시외버스정류소’가 어디 있는 곳인지 알 수가 없어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경남 산청에 있는 시외버스정류소였다.
산청 터미널에서 ’대원사’ 가는 노선도 조회해 봤지만 산행 시간이 맞지 않아 '원지 시외버스정류소'에서 '대원사' 가는 교통편으로 정하게 되었다.

 
원지 시외버스정류소의 버스 운행 정보는 찾기 쉽지 않았다.
인터넷에 최근 게시된 정보를 기준으로 시간 계획을 잡았는데 오전 7시 첫차를 시작해서 약 한 시간 간격으로 버스가 운행되고 있었지만, 노선이 자주 변경되고 있었다.  
아마도 노선을 이용하는 승객이 줄어드는 것 같아 노선 변경이 자주 발생하는 것 같아 ​가는 일정에 맞춰 '원지 시외버스정류소'에 전화로 버스 노선 시간대를 확인하기로 했다. 

버스 시간은 대피소 도착 시간을 기준으로 역산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첫 번째 대피소 장소인 ‘치맡목 대피소'는 오후 7시까지 도착해야 하므로 1일 차 산행 코스 구간별로 시간을 예측한 결과 최대 6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면 늦어도 오후 1시에는 산행을 시작해야 하는데 그때까지 ‘유평탐방지원센터’에 위치한 ‘대원사 주차장’에 도착해야 한다.
‘유평탐방지원센터’ 오기 위해 ‘원지 시외버스정류소’에서 30분 전인 오후 12시 30분 전에 ‘대원사행’ 버스를 타야 한다.
이 시점에서 점심식사 시간을 생각하고 ‘유평탐방지원센터’ 또는 ‘원지 시외버스정류소’ 중 어디서 점심을 먹을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원지 시외버스정류소’에는 최소한 11시 30분 정도에는 도착해야 안심하고 점심식사를 하고 산행을 시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에서 ‘원지 시외버스정류소’를 가려면 ‘남부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타면 된다.
거리는 3시간 10분 정도 소요되어 오전 8시 이전까지 '남부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해 예매를 마치고 버스를 타야 한다.
참고로 오전 8시가 서울 ‘남부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여 ‘원지 시외버스정류소’에 도착하는 첫차 시간이다.

위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치맡목 대피소(오후 7시 도착) <- 유평탐방지원센터(오후 1시 이전) <- 점심 식사 결정 <- 원지 시외버스정류소(오전 11시 30분 이전) <- 서울 남부 시외버스터미널(오전 8시 이전)

☞ 대피소 예약
대피소 예약 방법은 다음과 같다.

예약방법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 접속 → ‘예약통합시스템’ → ‘대피소 예약하기’ → 회원가입 또는 비회원 로그인 → 입실일 선택/지역별/인원수/예약 유형(예약 가능한 대피소) 선택

☞ 일정 및 예산 짜기
1일 차 일정은 앞서 교통편 확인을 위해 계획한 일정에 이어서 오후 1시 또는 2시에 '유평탐방지원센터'에서 산행을 시작으로 대원사 계곡을 따라 '유평마을'을 지나 '쉼터 삼거리'에서 휴식을 취한 후 '무제치기 폭포'를 둘러보고 오후 6~7시까지 '치맡목 대피소' 도착하는 것으로 일정이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1일 차 일정(산행 기준 총 9.7km 약 5시간 30분 예상)
유평탐방지원센터 시작(오후 1시~2시 출발) → 대원사 → 밤밭골 삼거리 → (좌측) 쉼터 삼거리 → 무제치기폭포 → 치맡목 대피소 도착 (오후 6~7시 도착)


2일 차 코스는 '천왕봉' 정상을 몇 시에 올라갈 것인지가 고민되었다.
이곳은 이번 산행에서 가장 험난하고 상징적인 곳이 지리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다. 
남부 지방의 장마가 끝난 터라 잘하면 일출을 볼 수 있겠다는 기대로 날씨와 일출 시간을 확인해 보았다.
코스대로 일정을 계산해보면 2일 차 천왕봉에서 일출을 본다는 것은 무리일 듯싶었다.

계속 머리를 굴려봤다.
천왕봉 일출 생각에 코스를 처음부터 다시 살펴보고 산청 터미널에서 산행 시작 전에 교통 편들도 면밀히 다시 확인해보았다.
도저히 답이 안 나오고 초행길에 너무 큰 욕심을 부리고 있다는 생각에 '천왕봉'에서 일출을 보는 욕심을 버리기로 했다.
다만, 2일 차 일정은 산행 거리가 길기 때문에 오전 2시 40분쯤 기상하여 입산 시작 시간인 새벽 3시부터 출발하기로 했다.

2일 차 일정의 핵심도 오후 7시까지 어느 대피소에 도착할 수 있는가다.
거리와 시간 상 ‘연하천 대피소’가 가장 적절해 보였다.
취합된 정보들을 바탕으로 오전 3시 치밭목 대피소에서 출발하면 오전 6시쯤 '천왕봉'에 도착이 예상되었다.
'천왕봉'에서 '장터목 대피소'까지 1시간, 그곳에서 아침식사와 휴식을 잠깐 취하고, 점심식사는 '새석 대피소'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오후 12시면 점심식사를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다음 '벽소령 대피소'까지는 오후 3시면 도착이 예상되어, 그곳까지 서둘러 도착해 물 보충 후 계속 이동하면서, 오후 7시까지 연하천 대피소에 도착하는 것으로 일정이 다음과 같이 정리되었다.

2일 차 일정(19km 휴식 포함 14시간 예정)
치맡목 대피소(오전 3시 출발) → 써리봉 → 중봉 → 천왕봉(오전 6시 도착 예정) → 천왕샘(물 보충) → 재석봉 → 장터목 대피소(오전 8시 도착 아침식사, 물 보충, 오침 휴식) → 연하봉 → 촛대봉 → 새석 대피소(오후 12시 도착 점심식사, 물 보충, 휴식) → 영신봉 → 칠선봉 → 선비샘(물 보충) 덕평봉 → 벽소령 대피소(물 보충) → 형제봉 → 삼각고지 → 연하천 대피소(오후 7시 도착)


3일 차 코스 일정은 간단하게 정리되었다.
오전 5시 기상해서 '연하천 대피소'를 나와 오전 8시에 '화개재'에 도착하여 아침식사를 하고, 오후 12시에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하여 점심식사 후, 오후 5시 '화엄사 탐방소'에 도착 이른 저녁식사를 하는 것으로 일정을 짰다.
2일 차 코스가 길고 피곤할 수도 있어 최대한 여유롭게 산행을 즐기며 제법 멋진 길들로 이어졌다고 하는 화엄사 계곡을 여유롭게 감상하며 내려올 생각으로 일정이 다음과 같이 정리되었다.

3일 차 코스(17.5km 휴식 포함 12시간)
연하천 대피소(오전 5시 출발) → 명선봉 → 토끼봉 → 화개재(오전 8시 도착 아침식사, 물 보충, 휴식) → 삼도봉 → 노루목 → 임걸령(물 보충) → 피아골 삼거리 → 돼지령 → 노고단 → 노고단 대피소(오후 12시 도착 점심식사, 물 보충, 휴식) → 무넘기 삼거리 →(좌측) 눈썹바위 → 집선대 → 국수등 → 참샘터(물 보충) → 연기암 → 세어나무 쉼터 → 용소 → 화엄사 → 화엄 탐방안내소(오후 5시 도착)

일정 정리를 마치고 여행에 소요될 경비를 계산하여 일정 및 예산 계획표를 만들었다.

2박3일 일정 및 예산 계획표


개인적으로 여행을 계획하면서 이렇게 일정이 담긴 예산표를 꼭 만들어 활용하는데 특히 초행길 여행에 많은 도움이 된다.

☞ 준비물
지리산 대화 종주 여행 준비 계획을 마친 후 준비물을 챙겼다.
준비물은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 ‘안전탐방’에서 제공해주는 정보와 유경험자들의 인터넷 게시물 정보에서 참고를 더했다.
우의 추천이 많았지만 챙기지 않기로 했다.
경험상 비 맞는 것이나 우의를 쓰는 것이나 별다를 것이 없었다.
여름에 우의를 입으면 개인적으로 땀이 너무 차서 비를 맞은 것이나 다름없고 찝찝해 방수가 가능한 바람막이로 대체했다.
헤드렌턴은 이번 여행 중 준비물에 가장 신경을 쓴 준비물인데 새벽에 '천왕봉'에 험준한 산맥을 올라가야 해서 최대한 밝기에 신경 써서 새로 구매했다.
이번에 처음 쓰는 장비는 등산스틱, 발열 식량, 스포츠 테이핑이다.
등산스틱은 예전 북한산에서 도봉산 종주할 때 무릎이 많이 힘들었는데 장거리 산행에서는 꼭 사용을 권장하여 써보기로 한 것이고, 발열 식량은 코펠 등의 장비와 식량을 따로 챙겨가면 무게감을 더할 것 같아 준비했다. 
스포츠 테이핑은 허리와 무릎 통증을 대비할 수 있다고 해서 같이 준비했다.
이상 산행에 필요한 물품들을 목록으로 작성하고 다음과 같이 준비를 마쳤다.
 

2박3일 지리산 산행 준비물


배낭은 가벼운 것을 아래로 무거운 것을 위로해서 꾸리는 것을 추천하여 그대로 하려 했는데 비슷비슷한 무게들이 많아 애매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버스표만 예매하면 끝난다.
갈 일을 생각하니 너무 설레고 두렵다.
초행길에 너무 무리한 코스를 잡은 건 아닌가 하는 그런 두려움이 있었지만 이겨낼 자신이 있었기에 두려움보다 설렘이 더 컸다.
내가 혼자 지리산을 종주할 줄이야...